현대화되며 과거에 제사상이나 차례상을 차려 조상을 모시는 풍습이 많이 간소화되었지요. 그렇다 보니 설날 제사상이나 차례상을 차리다 보면 지방을 써야 할 때가 있는데 매년 같은 방법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내용을 잊거나 항상 헷갈립니다. 오히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우리가 제사상이나 차례상을 직접 차리진 않더라도 우리 민족의 역사인 만큼 알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이 자리에서 제사상과 차례상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방(紙榜) 쓰는 법
정의
지방(紙榜)은 제사를 모시는 대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사당에서 쓰는 신주 대신 임시로 만드는 위패를 말한다. 깨끗한 흰 종이에 고인의 이름 등을 적어 사용하며 고인의 위치와 제사 지내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작성법이 달라진다. 죽은 사람의 혼을 대신하는 것이므로 제사 직전에 만들었다가 제사를 마치면 소각한다.
재질과 규격
지방은 흰색 한지를 사용해 만든다. 만약 한지가 없다면 깨끗한 창호지나 백지로도 가능하다. 규격은 가로 6cm, 세로 22cm이며 상단 모서리를 조금씩 접거나 잘라 각지지 않도록 만든다. 지방의 위를 둥글게 하고 아래를 편평하게 만드는 것은 둥근 하늘과 편평한 땅(天圓地方, 천원지방)을 상징한다.
작성법
지방을 쓸 때 왼편에는 고위(考位 할아버지 위)를 쓰고, 오른쪽에는 비위(卑位 할머니 위)를 쓰면 된다. 만약 한 분만 돌아갔을 경우 돌아간 분만 중앙에 쓰면 되고, 지방에 아내를 쓸 때는 顯(현) 자를 故(고) 자로 고쳐 쓰고, 동생 이하 卑幼(비유)에는 亡(망) 자로 고쳐 써야 한다. 자식 지방에는 기혼일 경우 學生(학생)이라고 쓰고, 미혼이라면 秀才(수재)라 쓰면 된다. 생전에 벼슬을 했다면 學生(학생) 대신 벼슬의 직급 혹은 직위를 써도 된다.
신위(神位)는 고인 사진으로 하되 사진이 없다면 지방(紙榜)으로 대신한다. 생전에는 父라 하지만 사후(死後)에는 考라 하며 생전에는 母라 하고 사후(死後)에는 비(卑)라고 한다. 여자인 경우 유인(孺人) 다음에는 본관과 성씨를 쓰고 아내의 제사인 경우 자식이 있어도 남편이 제주(祭主)가 되며, 자식의 경우는 손자가 있어도 아버지가 제주가 된다. 만약 재취(再聚)로 인해 지방이 삼위(三位) 일 경우는 왼쪽에 남자의 지방을 약간 높게 붙이고 중간에 본비의 지방 오른쪽에 재취비의 지방을 붙이면 된다. 여자의 경우 모봉(母封)은 남편의 작품에 따라 1품은 정경부인(貞敬夫人), 3품은 숙부인(淑夫人), 4품은 숙인(淑人), 벼슬이 없으면 孺人이라 쓴다. 여자의 모관 모씨(募貫募氏)는 본관 성씨를 쓰면 되고 한글의 경우도 한자 지방에 준하여 쓴다.
제사상 차리는 법
- 1열(시접, 잔반, 메(밥)): 술과 밥, 떡국, 송편을 놓는 줄이며, 제사상 앞에서 볼 때 떡국(송편)은 우측 술잔 좌측에 놓는다. 수저와 대접은 왼쪽에 올리고 양위합제는 중간 부분에 올린다.
- 2열(어동육서): 적과 전을 놓는 줄이다. 보통은 3적으로 육적(육류 적), 어적(어패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의 순서로 올린다.
- 3열(탕류): 탕을 놓는 줄이다. 대개 3탕이라고 하면 육탕(육류탕), 소탕(두부, 채소류 탕), 어탕(어패류 탕) 순으로 올린다. 5탕으로 할 때는 봉탕(닭, 오리탕), 잡탕 등을 더 올리면 되고 보통 한 가지 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 4열(좌포우혜): 포와 나물을 놓으면 된다. 앞에서 볼 때 좌측 끝에는 북어, 대구, 오징어포 등 포를 쓰면 되고 우측 끝에는 식혜나 수정과를 쓴다. 중간에는 나물 반찬의 경우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리면 되고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나물 등 삼색 나물 등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김치와 간장, 동치미 등은 그다음에 올린다.
- 5열(조율이시, 홍동백서): 과실을 놓는 줄이다. 좌측부터 대추, 밤, 감(곶감), 배(사과) 순으로 놓는다. 그 외 과일은 정해진 순서가 없다. 하지만 나무 과일, 넝쿨 과일 순으로 차리는 게 일반적이다. 또 과일 줄 끝에는 과자(유과)류를 올려놓는다.
제사순서
제사를 지내는 시간은 조상이 돌아가신 날의 첫새벽(새벽 0시 직후)에 기제사를 지낸다. 하지만, 요즘은 가족들의 참석이 어려워져서 주로 기일날 저녁에 지낸다. 차례는 통상적으로 명절 오전에 지낸다.
- 강신 : 제주가 향을 피우고, 집사가 잔에 술을 부어주면, 제주가 모삿그릇에 3번 나누어 붓고 두 번 절을 한다. 신주를 모실 때에는 참신(일동이 모두 두 번 절하는 것)을 먼저 하고 강신을 한다.
- 참신 : 일동이 모두 두 번 절 한다.
- 초헌 : 집사가 잔을 제주에게 주며 술을 따라주고, 제주는 잔을 향불 위에 세 번 돌리고 집사에게 주면, 집사가 순을 올리고, 젓가락을 음식 위에 놓은 다음, 제주가 두 번 절 한다.
- 독축 : 모두 꿇어앉고 제주가 축문을 읽고, 다 읽으면 모두 두 번 절 한다.
- 아헌 : 두 번째로 술을 올리는 것이며, 절차는 초헌과 같다. 제주의 부인이나 고인과 제주 다음으로 가까운 사람이 한다.
- 종헌 : 세 번째 술을 올리는 것으로, 제주의 자식 등 고인과 가까운 사람이 한다.
- 유식 : 제주가 제상 앞에 꿇어앉고, 집사는 남은 술잔에 첨잔을 한다. 제주의 부인이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는다. 젓가락을 시접 위에 손잡이가 왼쪽을 보게 놓는데 이를 삽시정서 라 하고 제주가 두 번, 부인이 네 번 절을 한다.
- 합문 : 문밖에 나가 잠시 기다리는데 어쩔 수 없는 그럴 경우 일동 무릎을 꿇고 잠시 기다린다.
- 헌다 :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려 밥을 숭늉에 세 번 말아놓고 수저를 숭늉 그릇에 놓는다. 잠시 무릎을 꿇고 기다린다.
- 사신 : 숭늉의 수저를 거두고 밥그릇을 닫고, 일동 두 번 절하며, 지방과 축문을 불태운다. 신주는 사당으로 모신다.
- 철상 : 제사 음식을 물리는데 뒤에서부터 차례로 물린다.